한쪽 귀가 안 들리는 편측성/일측성 난청을 위한 비수술적 솔루션은? ft. 포낙 크로스 파라다이스

 

한쪽 귀가 안 들리는 편측성/일측성 난청을 위한 비수술적 솔루션은?

대구 대명보청기 청능재활센터의 이진태 전문 청능사입니다.

작년 8월쯤이였나요. 포낙에서 파라다이스 플랫폼을 선보인 지 딱 1년만인 올 8월에 편측성 난청을 위한 솔루션인 CROS Paradise (이하 CROS P) 가 출시되었습니다. 이번 CROS 모델은 마블 플랫폼을 건너뛰고 출시되었기 때문에 더욱 기다려졌었는데요. 여튼 꽤나 많이 기다렸던 CROS P 를 살펴보기 전에, CROS 란 무엇인지, 어떤 경우에 CROS 솔루션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 우선적으로 살펴봅시다.

CROS 란?

CROS 란 Contralateral Routing Of Signals 의 약자로 말그대로 신호를 반대측으로 전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CROS 보청기라 함은 한쪽 귀는 청력 손실이 없지만, 반대편 귀는 청력 손실이 심해 일반 보청기로 효과를 보기 힘든 경우 즉, Unilateral hearing loss 또는 Single-sided deafness 라고 불리는 편측성 난청(일측성 난청)을 위한 솔루션으로, 쉽게 말해 청력이 나쁜 쪽 귀에서 들리는 소리를 좋은 쪽 귀로 전달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난청은 양측으로 발생하지만 메니에르병, 청신경종양,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인해 편측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편측 귀에 일반 보청기로 효과를 보지 못할 정도의 청력 손실이 발생했다면, 이식형 골전도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 이식 등을 통해 손실된 청력을 보완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러나 둘 다 수술이 필요한 솔루션이기도 하고, 특히 인공와우 이식의 경우 청신경이 정상 기능을 하고, 청각과 관련된 대뇌 질환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편측성 난청이 있는 모든 분들에게 적합하진 않습니다.

여튼 편측성 난청이 있을 경우에는 양측으로 청취할 때 경험할 수 있는 Binaural hearing 과 Spatial hearing 능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즉, 한쪽 귀에 청력 손실이 있는 경우,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소음이 존재하는 곳에서 원활한 청취가 어렵거나 하는 등 다양한 청취 상황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론 양쪽 귀에 중고도 이상의 청력 손실이 있는 경우, 한쪽 귀에만 보청기를 착용할 때도 이와 같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CROS?  BiCROS?

이처럼 편측성 난청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 중 하나가 바로 CROS(크로스+보청기) 시스템인데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CROS 시스템은 청력이 나쁜 쪽 귀(Deaf)에 CROS 를 착용하고, 청력이 좋은 쪽 귀(Normal)에 해당 CROS 와 호환되는 보청기를 착용해 나쁜 쪽 귀에서 들리는 소리를 좋은 쪽 귀로 전달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쪽 귀에는 청력 손실이 없어야만 하느냐?

그건 아니고, 나쁜 쪽 귀(Deaf)에 비해 좋은 쪽 귀(Hearing loss)가 상대적으로 좋은 경우 즉, 좋은 쪽 귀에 경도~중고도 청력 손실이 있는 경우에는 나쁜 쪽 귀에서 들리는 소리는 좋은 쪽 귀로 전달해 줌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좋은 쪽 귀에 착용한 보청기는 청력 손실의 특성에 맞게 소리를 증폭시켜주는 BiCROS(Bilateral CROS) 시스템을 통해 편측성 난청으로 인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도 있습니다.

CROS 시스템의 이점

편측성 난청을 위한 솔루션인 CROS 또는 BiCROS 의 이점으로는 조용한 곳에서는 물론, 소음이 있는 곳에서 나쁜 귀 쪽으로 말소리가 들려올 때나 정면에서 말소리가 들려올 때 등 일상적인 청취 상황에서 어음 명료도가 향상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또한, 여러 방향에서 발생해 방향에 대한 의존도가 거의 없는 일반적인 환경 소음 하에서도 어음 명료도가 개선되며, 청력이 좋지 않은 쪽의 소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공간적인 인식 능력 역시 향상됩니다.

CROS 시스템의 한계점

그렇다면 CROS 시스템의 한계점은 무엇이냐. 일반적인 환경 소음은 방향에 대한 의존도 없이 들려오기 때문에 CROS 착용 후 불편함이 없지만, 특정한 소음이 나쁜 쪽 귀, 즉 CROS 를 착용한 쪽에서 들려올 때는 오히려 어음에 대한 이해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CROS 솔루션은 나쁜 쪽 귀의 청력 자체를 보완해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쪽 귀에서 두영효과(Head shadow effect) 로 인해 감소될 수 있는 소리를 보완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소리의 방향성이 향상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포낙 CROS Paradise

자 그럼 이제 포낙 CROS P 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CROS P 는 같은 플랫폼의 보청기인 오데오 파라다이스 보청기(Audeo P)와 호환됩니다. 따라서 CROS 의 외형 자체는 Audeo P 와 같으며, 단 CROS 의 경우 리시버를 통해 소리를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리시버 튜브가 아닌 CROS Tube 가 사용됩니다. 즉, CROS Tube 와 Earpiece 는 귀에 안착시키는 용도라 보시면 되는 것이죠. 참고로 CROS 의 경우, 편의상 CROS 보청기라 칭하지만 제품군은 액세서리로 분류됩니다.

CROS P 의 멀티 버튼은 CROS 를 착용한 쪽과 보청기를 착용한 쪽의 밸런스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CROS 의 멀티 버튼으로 CROS 밸런스를 증가시키면 보청기 출력이 감소되고, CROS 밸런스를 감소시키면 보청기 출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즉, CROS 쪽에서 전달된 소리와 보청기 착용 쪽에서 들리는 소리 크기의 균형을 맞추는 것인데요.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CROS 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에 어느 정도 적응한 후 밸런스 조절을 활용하는 것을 권장드리며, CROS 를 처음 착용하는 경우에는 멀티 버튼을 이용한 밸런스 조절보다는 CROS 착용 후 Loud speaker 를 이용한 피팅 시 양쪽 사이에 인식된 소리 크기를 조정하거나 CROS 쪽을 음소거 했을 때와의 차이를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것 같습니다.

CROS P 와 함께 착용하는 Audeo P 보청기를 스마트폰과 페어링할 경우 CROS 를 통해서도 멀티 버튼을 이용한 보청기 프로그램 변경, 핸즈프리 전화 수신 등을 컨트롤 할 수 있습니다.

또한, Audeo P-R 의 퍼포먼스 레벨이 Advanced 이상일 경우에는 CROS P 쪽으로도 탭 컨트롤(Tap control)을 통해 몇가지 기능들을 제어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CROS 쪽을 두 번 탭하면 시리와 같은 음성인식 서비스가 시작되고, 보청기를 두 번 탭하면 음원 스트리밍을 일시중지하는 것과 같이 탭 컨트롤을 설정할 수 있는 것이죠.

단, CROS 쪽을 탭할 때 안경테 같은 곳에 부딪히는 소리까지 CROS 마이크를 타고 보청기 쪽으로 넘어오기 때문에 자주 사용할 탭 컨트롤은 보청기 쪽으로 활성화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포낙 CROS P 는 반대측에 착용하는 보청기의 퍼포먼스 레벨에 따라 사용 가능한 마이크로폰 모드가 다르긴 하지만, Premium 라인부터 Essential 라인까지 모든 레벨의 Audeo P 보청기와 호환됩니다. 다시 말해, 청력 손실이 없는 쪽에 착용하는 보청기의 성능에 따라 CROS 의 마이크로폰 성능이 달라진다는 것인데요. 특히, Advanced 이상의 레벨에 적용되는 마이크로폰 모드인 StereoZoom 은 큰 소음이 있는 곳에서도 대화 상대방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마이크 범위가 조절되고 주변 소음은 줄여줘 보다 편안한 청취를 도와주기도 합니다.

참고로 마이크로 유입된 소리를 반대측으로 전달하는 CROS 의 특성 상, CROS 의 마이크로폰 모드는 청취의 만족도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조용한 곳에서만 착용할 게 아니라면 Real Ear Sound 모드가 가능한 Standard 레벨 이상의 보청기를 권장하는 편입니다.

또한 BiCROS 솔루션, 즉 한쪽 귀에는 CROS 를 착용하고 반대쪽 귀에는 보청기를 통해 손실된 청력을 보완해 주는 경우에도 CROS 로 전달되는 소리가 반대측 청력 손실의 특성에 맞게 증폭됩니다. 예를 들어, 보청기를 착용한 쪽 귀에 저주파 대역의 청력 손실이 있다면 CROS 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 역시 저주파 대역의 손실된 청력을 보완하게 되고, 고주파 대역의 청력 손실이 있다면 CROS 를 거쳐 보청기로 전달되는 소리 역시 고주파 대역의 손실된 청력을 보완해주는 것이죠.

참고로 이식형 골전도 보청기 또는 인공와우 등의 편측성 난청을 위한 솔루션은 기기 착용을 편측에만 하면 되지만, CROS 솔루션의 경우 양측 모두에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더구나 CROS 시스템은 CROS 쪽과 보청기 간의 무선 통신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 보청기를 사용할 때보다 배터리 소모가 더 빠를 수밖에 없는데요. CROS P 충전식 모델의 경우, 제조사 스펙 상으로 3시간 완충 시 12.5시간 사용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실제로 사용해보면 11시간 까지는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myPhonak 앱을 통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없어서 정확히 파악은 못했지만, 11-12 시간 사이 어딘가에서 꺼진 느낌이랄까요?

또한, CROS 쪽은 Transmitter, 보청기 쪽은 Receiver 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각자 역할이 다르다 뿐이지 두 쪽 모두 양이 통신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CROS 와 함께 보청기의 배터리도 비슷하게 소모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따라서 특히 BiCROS 솔루션으로,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사용할 경우에는 CROS 뿐만 아니라 보청기의 배터리도 빨리 소모된다는 점 꼭 참고하셔야 합니다.

여기까지 들리지 않는 귀의 방향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반대쪽 보청기에 전달해주는 CROS 솔루션과 파라다이스 플랫폼의 보청기와 호환되는 포낙 CROS P 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살펴본 것처럼 CROS 솔루션의 핵심은 소리가 발생하는 방향에 관계없이 주변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지만, 모든 소리가 청력 손실이 없는 쪽으로 들리기 때문에 소리의 방향성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소리의 방향을 파악할 때는 청각적인 정보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정보 또는 공간적인 정보 역시 활용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CROS 시스템을 활용하면 소음 속 대화 상황에서도 청취 노력은 감소하고 어음명료도는 개선되기 때문에 편측성 난청이 있는 경우 비수술적 솔루션으로는 포낙 파라다이스 보청기와 호환되는 CROS P 를 한 번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明>

난청/보청기 상담 전화 010-3163-1121

이진태 전문청능사(Audiologist)

대구가톨릭대학교 의료과학대학 언어청각치료 전공

한국청능사협회 / (사)한국청각언어재활학회 평생회원

한림국제대학원 청각언어연구소 우수연구개발상 수상

한국청각언어재활학회 학회장상 수상

국제학술지 'Journal of audiology & otology' 연구논문 참여

(Speech Recognition in Real-Life Background Noise

by Young and Middle-Aged Adults with Normal Hearing)

Professional Certificate of Competence in Audiology

Certificate of Life Membership KAA

Certificate of Completion in HA Repair Course

Certificate of Completion in HA Specialization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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